온라인에서 나를 겨냥한 글은 대개 닉네임 뒤에 있습니다. 실명도 주소도 모르는 상대를 고소할 수 있느냐는 물음은 명예훼손고소를 앞두고 먼저 떠오르기 쉬운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름을 몰라도 고소장은 낼 수 있습니다. 작성자가 누구인지 밝히는 일은 고소인이 혼자 끝내야 하는 과제가 아니라, 고소 뒤 수사 과정에서 이어지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름 대신 적을 수 있는 단서
피고소인의 이름을 모르면 이름 칸에 '성명불상'이라고 적고, 그 사람을 가리킬 수 있는 단서를 되도록 구체적으로 붙입니다.
- 닉네임과 계정 이름, 프로필에 드러난 정보
- 글이 올라온 서비스와 게시판 이름, 게시물 주소
- 글을 올린 날짜와 시각
- 같은 닉네임으로 올라온 다른 글이 있다면 그 주소
단서가 많을수록 수사기관이 살펴야 할 범위가 좁아집니다. 반대로 "아마 그 사람일 것"이라는 짐작만으로 특정인의 실명을 피고소인으로 적는 것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짐작이 틀리면 관계없는 사람이 수사를 받게 되고, 고소인도 곤란한 처지에 놓일 수 있습니다. 그렇게 짐작하게 된 이유가 있다면 고소장 본문에 근거로 따로 적어 두면 됩니다.
작성자 확인의 바탕은 게시물 자체입니다
작성자를 찾는 단서는 결국 게시물에서 나옵니다. 게시물 주소나 작성 시각이 빠진 캡처로는 어느 계정의 어떤 기록을 살펴야 할지 정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상대를 모르는 명예훼손고소일수록 원문을 더 꼼꼼하게 남겨야 합니다. 무엇을 어떻게 저장할지는 삭제 전 원문 보존 문서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정보통신망법의 이용자 정보 제공청구
형사 고소와 별도로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6이 정한 길도 있습니다. 특정 이용자가 올린 정보로 명예훼손 등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분쟁조정을 신청하거나 민사·형사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침해 사실을 소명하고, 서비스 제공자가 가진 그 이용자의 정보를 내주게 해 달라고 분쟁조정부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분쟁조정부는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에 두는 기구이고, 2026년 1월 개정으로 조문 위치와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이 청구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 내주는 정보는 분쟁조정 신청이나 소송 제기에 필요한 성명·주소 같은 최소한의 정보로 한정됩니다.
- 분쟁조정부는 그 이용자와 연락이 닿지 않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이용자의 의견을 들은 뒤 제공 여부를 정합니다.
- 받은 정보는 분쟁조정 신청이나 소송 목적으로만 써야 하고, 다른 목적으로 쓰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정보통신망법 제73조 제4호).
그러니 받은 정보로 상대에게 직접 찾아가거나 주변에 알리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작성자를 끝내 찾지 못한다면
수사를 해도 작성자가 확인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사법경찰관은 피의자를 찾을 때까지 수사를 멈추는 수사중지(피의자중지) 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수사준칙 제51조 제1항 제4호). 이 결정을 통지받은 사람은 그 사법경찰관이 속한 관서보다 한 단계 위 관서의 장에게 이의를 낼 수 있습니다(수사준칙 제54조 제1항). 이 결정이 법령을 어겼거나 수사권을 크게 남용한 것으로 의심된다면 검사에게 신고하는 길도 있고, 사법경찰관은 통지할 때 이 점을 함께 알려야 합니다(같은 조 제3항·제4항).
수사중지는 송치하지 않는 결정(불송치)과 다른 결정이어서, 이의를 내는 곳과 절차도 다릅니다. 받은 통지서에 어떤 결정이라고 적혀 있는지부터 확인하세요. 사건이 끝난 것이 아니라 멈춘 상태이므로, 뒤에 같은 닉네임의 새 글처럼 작성자를 짐작할 단서가 생기면 추가 자료로 내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모욕이 섞였다면 두 날짜를 적어 두세요
모욕은 고소기간이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6개월로 묶여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30조 제1항). 닉네임만 본 날을 범인을 알게 된 날로 볼지는 사정에 따라 다툼이 생길 수 있으므로, 글을 처음 본 날과 작성자가 누구인지 알게 된 날을 각각 기록하고 앞의 날짜를 기준으로 여유 있게 움직이는 편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같은 사람이 닉네임을 바꿔 가며 글을 올리는 것 같으면 어떻게 하나요?
A. 계정마다 게시물 주소와 작성 시각을 따로 정리하고, 같은 사람이라고 보는 이유(같은 문구의 반복, 앞뒤로 이어지는 내용 등)를 고소장에 함께 적습니다. 판단은 수사기관에 맡기고, 확인되지 않은 연결을 사실처럼 단정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Q. 작성자를 알아내려고 상대 계정에 직접 메시지를 보내도 되나요?
A. 신원을 캐묻거나 압박하는 연락은 새로운 다툼을 부르고, 상대가 원문을 지우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연락보다 원문 보존과 고소장 제출을 먼저 하는 편이 낫습니다.
정리
닉네임만 알아도 명예훼손고소는 할 수 있습니다. 이름 대신 계정과 게시물에 관한 단서를 구체적으로 적고, 필요하면 이용자 정보 제공청구도 함께 검토하세요. 다른 단계의 질문은 첫 화면의 질문 목록에서 고를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거: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6·제44조의18·제73조 제4호(2026-01-06 개정 반영), 형사소송법 제230조 제1항, 수사준칙(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 제51조 제1항 제4호·제54조, 공소청법(2026-10-02 시행) — 국가법령정보센터 2026-10-20 확인